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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비로긴닉 2015/10/14 21:02 # 삭제 답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은 대학가서 써먹을 교양 레벨의 지식들입니다
특히 국사는 한국사에 대한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으로, 사회 보편적으로 우리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지점을 찍는 거죠.
그렇기에 민간 교과서더라도 교육부에서 단원 전부 지정해주고, 내용 검정해서 국가 보편적인 내용 실도록 하는 겁니다.
ㄴ 근데 이말에는 어폐가 있어보이는데
그렇게따지면 절대적인 정답을 추구하는 고교수학 참고서는 왜 정석이 따로있고 개념원리가 따로있고 숨마쿰라우데가 따로있나요?
물론 교과서는 참고서가 아닙니다. 하지만 선진국일수록 참고서처럼 포맷이 좀더 자유롭고 다양성이 있으면서도 총량이 풍성해지는쪽으로 교과서가 발달하죠

역사(자국사/로컬사/세계사 고대사/중세사/근현대사를 막론하고)과목의 교과서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지요
개념원리와 숨마쿰라우데의 서술 포맷과 양식이 다르고 각 디테일한 사안별로 사안에 접근하는 구체적 방식 예제를 들이대는 콘텐츠가 다르듯이
역사교과서에도 그런개념의 차이가 충분히 있을수가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수학은 무한대의 응용도 가능하지만 또 절대적인 풀이과정과 정답이 있으므로, 그런 수리논리체계를 아예 부정하고 싶어하는 이재율식 억지를 부리며 들이대는 멍청이가 아닌이상 일정정도 이상 수준의 이공계생이라면 누구나 다 손쉽게 검정가능하다. 무엇보다 피타고라스의 무리수 부정이나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의 반발같은게 다 깨진 오늘날에는 전혀 정치성이 없으니 수학이나 일반물리책의 오류는 본질적으로 오탈자 이상의 무엇이 될 수가 없다. 반면에 역사는 해석 자체가 이미 정치적행위이며 오류로서의 성질이 큰 관점이 충분히 타당한 관점으로 동등히 취급받아야 하는 행세를 할수 있다."
이라고 반박하실수도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열린사회의 적이 될게 아닌 이상, 열린해석을 강조해야 한다는 비판에 무력합니다. 교과서를 '아주 위키위키의 역사덕후들도 모든 종류의 사관입장을 막론하고 큰 문제제기를 못할정도로' 잘 써내리라는 보장이 굳건히 있는게 아니라면요.

물론 여기서 오해하면 안되는게, 근현대사의 이데올로기적 떡밥에서 이미 학계에서 공인된 진실과 그에 대한 해석을 거꾸로 뒤집는 지적 반달 말고

어디 조선시대 고려시대 신라시대 삼국시대때 중요한 전쟁이나 행정 종교교체의 분기점 등등 이런 종류의 일에서
이랬다면 어땠을까 이때 이사람들은 왜 하필 이런행동을 했을까?

왜 이 시대에 어떤배경때문에 이런 농업정책/신분제정책/행정개혁이 대두되었을까?
이 정책은 무엇때문에 주창되었고 무엇때문에 실패했을까/ 성공적으로 안착할수 있었을까?
물레방아, 모내기, 대장간의 모루 등등의 농업/수공업기술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보급되며 실제로 어떤종류의 생활수준의 향상이나 변화를 가져왔을까?
벼농사의 전파 경로를 보고, 어디서 어떻게 농경사회가 먼저 발달할수 있었는지 특성을 짚어 보자.
해선장 젓갈류은 동아시아 음식문화의 특징으로, 중국 중서부 내륙지방을 제외한 아시아 전체에서 보편적이다. 왜 이것이 동아시아 전체의 식탁을 석권하게 되었을까?
조선시대 조상들은 멥쌀로 떡을 많이 지어먹었다고 한다. 쌀농사 문화권에만 있는 이 음식의 메리트는 무엇이며 그 중에서도 중국 일본과 구별되는 조선의 멥쌀 떡은 근본배경이 무엇일까?
이 시대 한국의 목조 가구와 일본의 목조 가구의 특징을 찾고, 차이점을 비교해 보자
투호, 팽이치기 등의 도구를 이용한 스포츠나 바둑, 고누 등의 보드게임들의 나라별 특성에 대해 조사해 보자.
사서오경의 규율에 대한 서술에서 드러나는 고대 중세 근세 한자문화권 사회의 규율 이론 체계와, 중세 카톨릭의 윤리관/질서 체계, 이슬람의 윤리관/질서 체계, 힌두교의 윤리관/질서 체계에 현대의 일반인 입장에서도 중요하게 느껴질만한 차이가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조선시대 중후기의 산학(수학)과 명나라 청나라 중국의 수학, 그리고 르네상스기 유럽의 수학 발달도의 큰 뼈대에 대해 조사해 보자.
뭐 이런식의 수많은 주제들 중 어디에 삘이 꽂힌 심화탐구예제를 제시하느냐 뭐 그런 식의 차이를 말하는겁니다

남한과 북한의 정당성을 거꾸러트리는 개념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시작하는 차이(그런게 진짜 있는지도 의문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만) 말고요
세도정치기 이전 그러니까 근세사 미만 시기의 연대는 그 이후의 2세기 남짓한 역사에 비해 훨씬 긴데도 불구하고
기록밀도의 차이나 현실적인 시간적 거리나 체감가능한 지금 남아있는 사회적 여파의 깊이 따위의 그런 차이점들 때문에
훨씬 압축되어서 가르치게 되죠. 따라서 어떤 주제를 얼마만큼 골라잡아 뽑느냐에 따라 세부적인 차이가 상당히 날수밖에 없게 됩니다.

검정 국사교과서의 다양성은 이런 부분 때문에라도 실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지금 보면 국정일원화 체제와 검정체제에 대해 두가지 서로 극명히 다른 평행선을 달리는 시각이 참호전식 대립을 벌이고 있는데

예를들어 첫번째 입장은
http://flager8.egloos.com/3040834
ㄴ 이런식의 " 검인정 교과서는 진짜 한두종 정도의 친북교과서를 제외한다면 의외로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반대로 국정교과서라면 교육부 중고위직인 교과서 집필진 물갈이를 위한 임기초 알력다툼부터 시작해서 그게 성공할때마다 벌어지는 시소게임 같은것때문에 계속 말썽이 생길것이다. 김영삼 초기 고등학교 교과서와 이명박 초기 좌경출판사 검정교과서 수준의 온도차를 정권교대가 일어날때마다 진자처럼 왕복운동하게 되거나, 혹은 그에 질린 여론을 수렴한 야당 정치권이 다시 검정체제로 돌려놓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교과서가 국정이어야 하나 검정이어야 하나 이게 헌법레벨에서 정해져있는 사안이 아닌만큼 얼마든지 이런 무의미한 쳇바퀴 진자추로 작용할수 있는것이다"
라는 진보쪽의 항명과

그에 대립하는 코로로님같은
"아니다. 검정교과서에는 실제로 종류 가짓수로 보나 특정부류의 머릿수장악 채택률로보나 편파적인 세력구도가 있고, 하필 그 승리하는 세력이 점유한 교과서에 심각한 문제가 존재하는것은 사실이다. 원한다면 아예 페이지나 장 단위로 자료를 아예 와서 보여주겠다 이게 그 예시이다(중략) . 보았듯이 한국사회에서 중앙 교육부의 검인정 체제라는것은 말도안되게 허술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정부의 우두머리도 다 물리적 한계를 가졌고 그 한계안에서 최대한의 편익추구를 하고싶어하는 사람이기에, 그런걸 일일이 맘대로 고치면서 이런 담론문제에 일일이 헛힘 쓰려 하진 못하게 될것이다.
그 결과 김영삼 후반과 노무현 초반의 고등학교 국정 교과서의 장점을 취합한 그런 무색무취한 수준에서 수렴평형점을 찾을것이다."
라는 주장이 그것이죠

어느쪽이 옳을지는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훠얼씬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오고 각론별로 치열하게 치고받고 그걸 한참 하다가 각 사안별로 총론을 만들어 정리하는 논쟁이 온 나라 단위로 몇달동안 겪고 나서야 가려질수 있을듯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국정교과서쪽이 주장 내용의 실질적인 타당성은 물론이고, 기초적인 논리적 일관성에서조차도 전혀 우위를 점하고 있는거 같지 않네요.(진보좌익이 다양성을 부르짖으면서 뉴라이트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깔아뭉개려 한다고 한다면, 반대로 보수우익들은 금성출판사 파동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국정이 병신이라며 검인정 하자고 안달복달 했었음)


물론 현재의 검정체제라고 해서 단점이나 말썽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며
현실적으로 검정의 가이드라인에조차도 저항하며 어깃장을 놓는 그런 출판사 세력이 있기는 있으나
그것은 3심제도 등의 제도를 제대로 써먹도록 해놓은 법령에 따라 해결볼 이야기이고

실질적으로 다양성이 말살되었는데(이마저도 어떤 아주 색채가 강한 이념적 관점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렇게 생각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만) 어떻게 하느냐는 허점은 다음 두가지의 대안으로 일소할수 있으며 그런식으로 풀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1. 국사에 포커스를 맞추고 총괄하는 역사과목만큼은 반드시 두개의 서로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를 채택해 동시에 쓰게 한다(물론 이게 한국의 입시교육풍토나 교무실의 중간/기말고사 내신시험 출제체제에서 얼마나 현실성있게 적용되어질수 있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을수있지만)

2. 또한 역사/공민 류의 과목만큼은 각 학교의 해당과목 교사모임들 혹은 교감 교장에게 일방적 결정권이 있는게 아니라,
교육청 교육구별로 교육위원을 주민직선으로 뽑는 제도를 다시 부활시키고, 교육학군구별로 모인 교육위원들이 투표로 어떤 교과서를 선택할지 결정하고, 그 결과가 교육구 내에서 일괄 채택되게 한다.(일본이 2차대전 패전 직후부터 쭈욱 이렇게 해오고 있음.)

물론 이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화를 명시한 헌법조문의 해석을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만 금지한다'는 식으로 달리하거나, 그것이 원칙의 붕괴로 이어질 소지가 있어 힘들시에는 그 어마무시한 개헌까지 해야하는 사항이긴 합니다만
여튼 현실적으로 지금의 역사교육 다양성 체제에 문제가 있고, 그게 노무현시절 중고교 국사책으로 롤백하는것 이상의 문제가 다발할 가능성이 있다면 반-중앙통일주의 입장에서는
이러하는게 현실적으로 제일 무리가 없이 건설적인 결과에 가장 근접할수 있다고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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